vol.78 2023. 01

강원도의회 정책Letter

정책제언Ⅰ

분권으로
지방소멸·고령화시대
헤쳐 나가야

기고자강원일보 오피니언

지방자치 발전에 역행하는 중앙집권적 국정 운영은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는 다양하고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이는 지방정부의 창의성을 약화시키며 주민 참여와 의지에 대한 지방의 발전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그동안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고속 성장해 왔다. 중앙정부의 지시에 따라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통일된 사회·경제체제를 발전시켜 왔다.

한국이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올라선 것도 이 같은 중앙집중식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하지만 부작용도 많아 중앙정부는 지방정부가 지시에 따르도록 법률과 예산권으로 압박했다.

정당도 공천권으로 생활 정치를 하는 지방의원을 옭아맸다. 지역별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는 획일화된 중앙 중심의 정책과 거버넌스(행정)체제는 다양성과 창조성이 요구되는 지금 시대에 맞지 않다.

지방에서는 예산과 권한, 자율권을 달라고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다. 지방의원들의 공천 폐지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런데도 중앙정부의 권한 이양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지방분권전국회의,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주환 국민의힘 국회의원 등이 지난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분권균형발전 실행 조속한 입법 및 로드맵 제시를 촉구한 배경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022년 12월15일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어디에 살든 기회가 균등한 지방시대’를 5대 국정 청사진으로 제시하고 ‘활기찬 지방’을 독립 의제로 다뤘다.

정부 출범 당시 천명했던 ‘어디서나 골고루 잘 사는 지방시대’의 국정목표를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일단 고무적이다. 대통령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지금까지 ‘지방시대’는 무수히 언급됐고 현 정부를 상징하는 하나의 브랜드처럼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지역이 주도하는 균형발전’, ‘과감한 권한 이양’과 같은 발언도 반복되고 있다. 그런데 정부 출범 뒤 해가 바뀌도록 손에 잡히는 것이 거의 없다.

윤석열 정부 9개월째를 맞고 있는 2023년 벽두에도 여전히 지방시대를 실행해야 할 추진 주체는 아직도 온전히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기존의 자치분권위원회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통합해 지방시대위원회를 발족하기로 했지만 지난 정기국회에서 심의조차 되지 않았다.

지방분권·균형발전은 여야 간 정치적 쟁점 사안이 될 수 없다. 지방소멸, 인구절벽, 저출생·고령화, 지역 격차와 같은 국가 위기를 헤쳐 나가는 데 여야의 협치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무회의 통과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 특별법안으로는 대학 위기, 지역소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더욱이 자문기구 수준의 지방시대위원회로는 분권균형발전정책을 펼쳐 나가기는 어렵다. 강력한 분권균형발전추진기구 설치를 내용으로 하는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특별법 제정 및 로드맵이 제시돼야 한다. 국회 차원에서 특별법 대안을 내놓아야 함은 물론이다.

출처:강원일보 오피니언

정책제언Ⅱ

조직문화 개선이
미래를 앞당긴다

기고자정일섭강원도 행정국장

지난해 여름 미국의 한 20대 남성 엔지니어가 자신의 SNS에 게시한 17초 영상이 전 세계 ‘MZ세대’ 직장인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일이 삶 자체일 수 없으며, 나의 가치는 일의 성과물로 정의되지도 않는다.”

요즘 청년들이 직장과 일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따라서 주어진 업무만, 직장에서 돈 받는 만큼만 일한다. 그 이상은 하지 않되, 퇴사하지는 않는다. 이른바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이다.

2030의 조용한 사직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더 이상 직장을 자아실현의 공간이 아닌, 최소한의 생계 유지를 위한 돈벌이 수단 정도로 밖에는 여기지 않는 우리 사회 젊은이들의 슬픈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든다.

도내 MZ세대 공무원 또한 직장 내 위기에 직면해 있다. 근무경력 10년차 미만 공무원의 의원면직자 수는 2020년 157명, 2021년 202명, 2022년 211명으로 해마다 꾸준히 증가했다. 이중 3년차 미만 퇴직자 수가 무려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MZ세대의 공직 엑소더스다.

전문가들은 MZ세대의 위기의 원인을 조직문화에서 찾는다. 수직적 위계질서, 과도한 업무, 비효율적 관행 등이 MZ세대의 개인주의, 개성과 창의의 존중, 워라밸 등의 가치와 상충한다는 것이다.

이런 MZ세대 직업관에 부응해 조직혁신을 단행한 회사가 있다. 바로, 세계적 IT 회사 구글이다. 구글은 신뢰와 소통을 조직혁신의 근본정신으로 삼았다. 구글은 우선 직원의 창의적인 역량을 믿는다. 누구나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내 옆자리 동료를 승진을 위한 경쟁자가 아니라 나와 조직을 더 성장하게 하는 협력자로 여긴다. 다음은 소통이다. 소통의 초점은 평가가 아닌, 도움이다. 상대의 의견을 비판하기보다 이를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성과로 결실하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교감이다. 이런 긍정적 피드백을 얼마나 제공했는가를 인사고과에 반영함으로써 소통이 중시되는 근무환경을 조성했다.

강원도도 MZ세대 공직자들의 이탈이라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신뢰와 소통에 기반을 둔 ‘도정혁신 추진단’을 2022년 9월 출범시켰다. 추진단은 도정 전반에 걸친 총체적 혁신을 위해 2016년부터 운영해 온 ‘일하는 방식 추진단’을 더욱 확대 구성한 TF다.

MZ세대 직원을 주축으로 혁신과제를 선정하고 이들의 생각에 전문가 자문을 융합, 실질적인 혁신방안을 마련헤 실천해 가고 있다. 공간 혁신을 통한 업무 효율을 높이고자 어떤 부서는 개인 노트북을 활용한 자율 좌석제를 도입했고, 간부 공무원의 집무실을 축소해 회의실로 전환, 직원 간 자유롭고 창의적인 대화가 오갈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또 계급·연령·성별을 초월한 교류를 위해 청사 아침 라디오 방송 ‘소통의 달인’ 코너를 통해 간부 공무원과 직원 간 대화의 시간도 갖고, 올해 시무식은 보이는 라디오에 도지사와 노조위원장이 직접 출연해 직원들의 사연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등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2022년 행정안전부 주관 ‘조직문화 개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낼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조직문화 개선을 이루어가는 과정에서 MZ세대들의 열망도 발견할 수 있었고, 신뢰를 기반으로 한 소통을 통해 그들의 개성과 창의력을 뽐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준다면, 직장에서 조용히 퇴장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직장의 주인공이라는 주인의식을 심어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2023년 계묘년 새해, 강원도가 628년만에 ‘강원특별자치도’로 재탄생한다. 새롭게 태어나는 강원특별자치도 시대에서 우리 구성원도 새롭게 깨어나야 한다.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변화와 혁신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나의 미래, 더 나아가 강원특별자치도의 미래를 앞당기는 조직문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출처:강원일보 오피니언_정일섭 강원도 행정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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