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브리프
안전한 디지털 이용환경 조성과
디지털 권리 강화를 위한 과제
기고자김여라국회입법조사처 사회문화조사실 과학방송통신 팀장
코로나19로 인해 디지털 기술 기반 사회가 더 빨리 찾아왔다. 이러한 디지털 사회는 편리함과 즐거움뿐만 아니라 디지털 위험과 혼란이라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모든 국민이 안전하고 차별 없이 디지털사회를 누리고 잘 살기 위해 「디지털 안전과 권리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가칭)디지털청(또는 디지털위원회)을 설치하여 디지털 사회의 안전과 권리를 위한 통합적인 정책을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
문제 제기
- 우리는 삶에서 “디지털”이라는 용어를 빼놓을 수 없을 만큼 많은 것이 디지털화된 사회에서 살고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하여 디지털 기술 기반의 사회가 더 빨리 찾아왔고, 또 더 많이 실감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삶이 전반적으로 편리해진 것은 사실이다. 전자 증명서 발급, 온라인 원격 수업, 비대면 진료뿐만 아니라 가상 세계인 메타버스를 통해 소통하고 문화 예술을 향유한다.
- 그렇지만 이러한 편리함과 즐거움의 이면에는 디지털 거래 사기, 개인정보 침해, 혐오와 따돌림, 사이버 폭력과 같은 디지털 위험과 안전의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고, 아는 자와 모르는 자, 활용을 잘하는 자와 못 하는 자, 비용이 필요한 서비스와 무료 서비스 등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격차와 권리 이슈에도 직면하고 있다.
- 2018년에 개소한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통계에 의하면, 2020년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 건수는 총 170,697건으로 전년 대비 약 1.7배 증가 하였는데, 10대 피해자가 전체 피해자의 24.2%를 차지하며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우리 나라 스마트폰 이용자(만 3세~69세) 중 24.2%는 과의존 위험군으로 조사되었으며, 청소년의 경우 37%가 위험군에 속했다. 한편 우리나라 정보 취약계층(장애인, 고령층, 저소득층, 농어민)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2019년 69.9%에서 75.4%로 향상 되었지만, 새로운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에 따라 2010년 이후 감소한 정보불평등 수준이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기 때문에 디지털 기기의 접근과 활용 및 역량 제고는 여전히 국가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 앞으로는 모든 국민이 피해 없이 안전하게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하고, 디지털 사회의 효용과 권리를 다 같이 누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글에서는 디지털 안전 및 권리와 관련한 현재의 법률과 정책을 살펴보고, 디지털 안전과 권리 강화를 위한 과제와 방향을 모색하였다.
2. 디지털 안전 및 권리 관련 법률과 정책
- (2) 관련 정책 현황
- 디지털 안전과 권리와 관련한 정부의 주요 정책은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고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022년 주요 업무 추진계획’ 에서 지식정보사회의 역기능으로부터 안전한 이용 환경 조성 및 모든 국민이 디지털 혜택을 누리는 미디어 포용국가를 실현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디지털 불법유해정보 대응, 이용자 피해구제, 미디어 소통 역량 강화 및 시청자 복지 관련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디지털 격차 해소 기반 조성을 위한 정보접근성 제고, 디지털 역량강화 교육, 건전한 정보문화 조성을 위한 인터넷ㆍ스마트폰 과의존 예방 및 해소, 디지털 전환 시대의 네트워크 신뢰성 및 안정성 확보를 위한 통신재난 예방ㆍ대응 등의 과제를 추진 중이다.
- 정부는 현재 안전한 디지털 이용환경 조성, 이용자 보호, 디지털 권리 및 포용 등이 중요한 과제라고 인식하고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추진 주체가 나뉘어 있고 개별 정책 위주로 하다 보니 중복되는 과제도 있어 효율적이지 못한 상황이다. 디지털 사회 전환에 따른 안전한 디지털 이용환경을 조성하고 모든 국민의 디지털 권리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정부 부처 간의 조율과 협력,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법률과 통합적인 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디지털 안전과 권리 강화를 위한 과제
- (2) 디지털 안전과 권리 관련 통합 정책 추진
- 디지털 안전과 권리를 위해서는 정부, 민간 기업, 이용자 모두가 협력하여 대응해야 한다. 계속해서 등장하는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발전시키고 미래를 예측하면서, 동시에 이용에 따른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디지털 환경을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 첫째, (가칭)디지털청(또는 디지털안전위원회)을 설치하여 디지털 사회의 통합적인 기능을 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사회의 목표와 비전 등 큰 그림을 그리고, 디지털 혁신ㆍ디지털 피해 예방 및 구제, 디지털 취약계층 포용,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디지털 평등 실현 등 관련 세부 정책을 세우고 추진하되, 부처간ㆍ 중앙과 지역 간ㆍ정부와 기업, 그리고 국민 간의 소통을 촉진시키고 통합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재난에 대비하는 소방방재청, 감염병 등 질병에 대응하는 질병관리청, 원자력 안전에 집중하는 원자력안전 위원회처럼 디지털 사회의 위험에 대응해야 한다. 대만의 행정원 소속 부회를 가로지르는 공공디지털 혁신스페이스(Public Digital Innovation Space: PDIS)처럼 디지털 사회의 문제와 갈등을 해결하고 성숙시킬 수 있는 역할도 필요하다.
- 둘째, 디지털 안전과 권리는 단순히 취약계층 뿐만이 아니라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 모든 국민이 자신이 필요한 디지털 서비스를 안전 하고 또 충분히 잘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취약 계층의 경우에는 효용성을 계산하기보다는 그들 에게 가장 잘 맞는 방식으로 접근성을 확보해주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예를 들어 키오스크 이용이 어려운 노인에게 사용법을 알려줄 수도 있지만, 배우지 않고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쉬운 기술을 개발할 필요도 있다. 즉 디지털 사회에 맞는 정책의 접근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 셋째, 디지털 이용자 피해에는 적극적이고 단호 하게 대응해야 한다. 거래 사기, 스미싱, 혐오 표현, 따돌림과 괴롭힘 등 디지털 가상공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위험으로부터 누구나 피해를 볼 수 있다. 최근에는 메타버스 공간에서의 성범죄 등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서의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 사회에서 이용자가 겪을 수 있는 피해를 예방하고 안전한 환경을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 넷째, 디지털 기술(skill)뿐만 아니라 디지털 소양(culture), 디지털 시민성과 민주주의까지 디지털 사회의 성숙을 위해 영유아부터 노인까지 모든 국민의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디지털 위험에 대응하고, 자신과 사회 구성원의 디지털 권리를 존중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 교육이다. 최근 은행 점포 감소로 인한 무인 점포가 증가하면서 이용에 서툰 국민의 디지털 금융접근권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단순한 디지털 기술의 이용 교육을 통한 디지털 적응부터 디지털 범죄 등 폐해에 대한 대응까지 다양한 주제가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에 포함될 수 있다.
4.나가며
- 새 정부는 디지털 플랫폼과 혁신을 주요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등 디지털 인프라 구축과 산업육성 및 디지털 인재 양성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디지털 사회의 가치에 대한 논의이다. 디지털 사회를 잘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서로돕고 배워야 한다. 어떤 사람에게는 쉬운 것이 또 어떤 사람에게는 매우 어렵다. 단순히 어떻게 디지털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인지가 중요한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디지털 사회에서 서로를 포용하고 서로의디지털 권리를 존중하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출처: 국회입법조사처_ 김여라 사회문화조사실 과학방송통신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