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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 호/ 2021. 03.

전문가칼럼

탄소중립을 위한 생태‧환경교육의 방향 및 역할

강원기후변화교육센터 기후강사 (주)자연과사람 대표 천재룡

눈 속 터널을 뚫어라!

1990년 20대, 약관의 한 청년이 있었다. 어느덧 2021년을 맞이하면서 그 청년은 지천명을 넘겼다. 즉, 또 한 세대를 지나온 셈이다. 한 세대를 지내는 동안 가장 기억에 꼽을 만한 체험담을 전해달라고 누군가 요구한다면 90년 겨울이야기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된다. 대학입학 시험을 마치고 합격소식을 기다리며 겨울방학을 보내고 있던 어느날 아침! 집 현관문이 열리지 않았다. 평소 창문 너머로 보이던 도로와 하천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창문 앞을 온통 가로막고 있던 것은 하얀 눈이었다. 당시 강릉 138cm, 양양 159cm 그리고 향로봉은 290cm 정도 눈이 내렸다고 한다. 난생처음 본 풍경에 창문을 열고 가족들은 눈 속 터널을 뚫기 시작했다. 현관문 앞 눈을 치우고 터널을 뚫고서야 이웃집 서로의 얼굴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그때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한동안 도로변에 어떻게 주차했는지 알 수 없는 차들로 눈덮힌 집 앞 도로에 제설차량은 감히 진입조차 엄두내지 못했다. 한동안 지붕 위 눈들을 치우기 위해 키보다 높이 쌓여진 눈 위를 밟으며 이웃집 풍경을 바라보던 그 청년은 이제 안경을 쓰고 모니터 앞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창조주는 온갖 다양한 생명체를 품고 백두산에서 시작해 지리산까지 1,400km 이어지는 백두대간에 강원도를 영동과 영서로 구분할 수 있게 가운데 쯤 태백산맥을 허락하셨다. 해발 평균 900m의 태백산맥은 완만한 영서지역과 달리 영동지역으로는 경사가 급하다. 즉 높은 병풍같은 태백산맥을 뒤로 하고 동해바다와 마주하며 위로부터 고성, 속초, 양양, 강릉, 동해, 삼척과 태백이 자리잡고 있다. 이런 국지적 지형특성으로 엄청난 폭우나 폭설, 심한 가뭄과 밤낮 바뀌는 거친 바람으로 대형 산불 또한 잦다. 떠올리기조차 힘든 2002년 246명과 5조원 규모의 엄청난 인적·물적 피해를 준 태풍 루사와 2003년 135명과 4조8천7백억원의 규모의 피해를 준 태풍 매미 역시 지형적 특성으로 영동지역에 폭우피해를 키웠다. 강릉 사천과 양양, 고성 대형산불 또한 생채기를 곳곳에 남겼다. 뭐가 되었든 피해가 한번 발생하면 대형재난 수준이 된다. 더 이상 기후위기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나와 이웃의 이야기다. 이런 국지적 환경속에서 살아가는 동안, 이곳 주민들의 DNA 속에 억양도 외모도 성격도 치열한 생존 전략으로서의 억척스러움이 쌓여만 간다. 사실 마음은 포근할진데!

환경이 이슈가 된다!

대학진학을 고민하던 고교시절, 낯설기만 했던 환경분야로 진학하라고 진로 상담해주시던 고3 담임선생님과 한동안 신경전을 치렀다. 당시 전기나 전자분야의 인기가 높았던 시절에 때아닌 쓰레기를 처리하는 쪽으로 진학을 하라고 하시니 못마땅하다 못해 서운하기까지 했다. 친구들도 이야기를 들으며 웃곤 했다. 왜 관심도 낮은 환경분야로 권유하시는지 이유나 듣고 싶다고 말씀드렸다.“대학진학하고 군대 다녀와 졸업하면 10년이란 시간은 금새 지나간다. 지금보다 10년, 20년 후를 생각해라! 그때에는 환경이 문제가 되고 이슈가 된다!” 그래서 환경분야로 진로를 선택해보라는 것이 상담의 요지였다. 납득하기 보다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국어를 좋아하는 대신 화학과 수학을 멀리하던 학생에게 공학도가 되라고 충고하신 선생님은 사실 고 1때 국어선생님이셨다. 국어과목을 좋아했던 터라 '국문과를 진학하면 어떠냐'고 개인적으로 찾아가 상담받은 결과다. 매우 실망했던 기억이 일기장에 아직도 남아있다. 그래서 고2때 문과가 아닌 이과반을 선택했고 그때부터 수학, 화학과 물리와의 지루한 싸움을 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선생님 뜻대로 환경분야로 진로를 선택했고 때때로 수많은 후회를 반복했다. 그러나, 선생님 말씀처럼 10년, 20년이 지나는 동안 정말 환경이 이슈가 되었다. 90년대 전국 쓰레기 대란을 막기 위해 드디어 95년 쓰레기 종량제가 도입됐다. 쓰레기도 이제는 돈을 내고 버려야 한다는 볼멘소리하지만 확실한 쓰레기 감소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서울시의 경우, 95년 총 쓰레기 수거량은 94년보다 8.4% 감소하였다. 처리대상의 생활폐기물량은 18.7% 감소하고 재활용품수거량은 31%나 증가했다. 분리수거로 재활용도 높이고 쓰레기배출량도 줄이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셈이다.

그럼에도 넘쳐나는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한 소각장 건설를 결사반대하는 지역주민과 환경단체의 배후에는 낯설기만했던 다이옥신(Dioxin)이 각종 TV와 신문지상에 뜨거운 감자였다. 다이옥신은 크게 쓰레기를 소각하는 과정과 이후 냉각 및 방지시설 등에서 재합성되어 배출된다. 대학원 실험실 선·후배와 같이 다이옥신을 샘플링하고 측정하기 위해 수도권 소각장마다 수십미터 굴뚝내부에 올라 포집장치를 설치하고 그곳에서 몇날 며칠을 보내야 했다.

90년대 후반 다이옥신의 두려움과 공포는 전국민을 떨고 지역갈등을 일으키는데 한몫했다. PCDD(폴리클로로디벤조다이옥신의 총칭)에는 방향족 벤젠고리 외부에 염소(Cl)원소가 어디에 붙는지에 따라 75종과 다이벤조퓨란의 135종을 포함하여 약 200여개의 이성질체를 갖는다. 이중 2,3,7,8-TCDD(테트라크로로디벤조다이옥신)의 독성값이 가장 크다. 당시 청산가리보다 1천배 어떤 매체는 1만배나 독성이 강하다는 자극적인 보도에 놀라지 않을 가슴이 어디 있으랴! 사실 담배를 태우는 동안에도 다이옥신은 배출된다. 이후 소각시설 처리규모에 따라 다이옥신의 배출허용기준이 만들어지고 각종 설비들이 강화되었다. 지금은 소각장 다이옥신에 대해 더이상 두려워하거나 큰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때는 왜 전국이 다이옥신으로 떠들썩했을까! 폐수, 대기, 토양오염 등 그야말로 환경문제가 온통 사회 이슈였다! '모르면 약이고 알면 병이다'라는 속담도 있지만 낯설다는 것은 때론 엄청난 두려움을 유발한다.

기후위기에서 아이들이 만나게 될 미래 사회!

사랑하는 아내를 일찍 만나게 하셨고 오랜 연애결혼 후 아들 둘을 선물로 주셨다. 둘째가 태어나기까지 6년이 더 흘렀다. 둘째 아들이 유치원을 다니게 되면서 집 가까운 계곡과 하천에 손잡고 자주 다녔다. 다슬기도 잡고, 맨손으로 민물고기도 잡으면서 그렇게 아이들은 어린 시절을 보냈다. 시골 촌놈으로 자란 탓인지 스스로 소음과 매연, 복잡한 환경보다는 조용하고 산과 하천이 가까운 도외지에서 출·퇴근하기로 결심한 후 20년 가까이 시민이 아닌 군민으로서의 삶에서 때론 부족함이 오히려 감사가 된다. 큰 아들은 어느덧 군복무를 마치고 본인의 의지대로 건축공학분야로 진로를 선택했다. 둘째는 고1때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일찍 마치고 2년째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며 재택근무중이다. 대학을 꼭 가야만 하냐고 따져 묻는다. 인내심이 요구되는 요즘이다. 어쩌면 학교생활을 통해 각자의 꿈을 키우고 미래에 사회일원으로 성장하여 스스로 행복의 주인공이 되기를 바라는 것은 부모의 공통된 바램이자 희망사항 아닐까!

학교는 학생뿐만 아니라 선생님 또한 아침부터 저녁까지 많은 시간을 보내는 또하나의 생활공간이자 삶터다. 생전 경험해 보지 못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두려움과 고통가운데 있다. 이제 일상에서 각종 온라인 교육이나 회의가 증가하고 있고, 우리 아이들 역시 비대면 온라인수업이라는 낯선 교육환경에 놓여있다. 지금 우리 아이들의 일상은 예전처럼 함께 뛰어놀고 얼굴을 맞대고 앉아 함께 떠들며 울고 웃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얼굴을 가려야만 하는 마스크가 이제는 생활화를 넘어 의무화되고 있다. 앞으로 어떤 질병이 확산될지 알 수 없지만 끊임없는 백신과 치료제 개발은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중요한 숙제중 하나다. 각종 자료에 의하면, 14세기부터 18세기까지 유럽에서 여러 차례 흑사병 대유행이 있었다. 이 흑사병으로 당시 유럽인구 30%~50% 가까운 7,500만~2억 명의 생명을 잃었다. 이제 21세기에 코로나19로 유럽은 또다시 중세시대와 같은 심각한 상황 속에 있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한고비를 넘기면 또 다른 고비가 오기 마련이다.

1850년~1900년 산업혁명기간이후 지금까지 과학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전세계의 물리적 거리는 더욱 짧아졌다. 단시간에 많은 인구와 화물이동이 신속하고 대형화되고 있다. 여기에 인터넷과 각종 IT기술이 발달되면서 상상을 초월하는 정보교류와 수많은 데이터들이 초단위로 생성되고 있다. 즉,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고 그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은 산업혁명 이후 지속적으로 대기중에 축적되면서 인류를 위협하는 기후위기의 최대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전세계 이슈화된 계기는 지구온난화를 줄이기 위해 1992년 체결된 기후변화협약을 시작으로 1997년 교토의정서 체결로 이어진다. 선진국 대상으로 추진하는 온실가스 감축노력은 곧 각 나라의 경제와 산업의 위축을 의미한다. 2001년 새로 당선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온실가스의 배출 제한을 다짐한 1997년 교토(京都)의정서를 거부하고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위한 책임감있는 역할을 포기하면서 결국 교토의정서는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게 된다. 만약 미국 제43대 대통령으로 조지 W.부시가 아닌 엘 고어가 당선되었더라면! 낙선한 엘 고어는 미국 대통령의 미션이 아닌 2006년'불편한 진실'이란 다큐멘터리로 전세계에 기후변화문제를 부각시키며 환경운동가이자 어쩌면 지구환경 대통령같은 새로운 미션을 수행중이라고 생각된다. 이제 기후변화는 공감을 이미 넘어 전세계에 위기감으로 다가왔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1인당 국민소득(GNI)는 약 70달러 수준이으나 1996년 1만달러, 2007년 2만달러, 이제는 3만달러에 이르기까지 세계사에 찾아보기 힘든 기적적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이 배경에는 수많은 화석연료의 사용과 에너지 소비로 대표적 온실가스를 전세계에 배출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기후악당이라는 소리를 괜히 듣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2050 탄소중립 전략 보고서에 의하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 Panel on Climate Change)는 2018년 10월 인천 송도에서 개최된 제48차 IPCC 총회에서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승인하고 2015년 채택 시 협의된 파리협정의 1.5℃ 목표의 과학적 근거로 삼고 있다. IPCC는 210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을 1.5℃ 이내로 제한할 것을 촉구한다. 당장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최소 45% 이상 감축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2050년경 탄소중립(Net-zero)달성을 위해 전지구적인 노력을 강조하고 있다. 결자해지(結者解之)라고 했던가! 영국은 산업혁명이 시작된 나라이지만 산업화를 벗어나기 위해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며 처음으로 법제화한 나라다. 탄소중립의 사전적 의미는 인간의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한 줄이고, 남은 온실가스는 흡수(산림 등), 제거(CCUS)해서 실질적인 배출량이 0(Zero)가 되는 개념이다. 즉, 발생하는 탄소량과 흡수되는 탄소량이 같으면 결국 '순배출량이 0'이 된다는 의미다. 이에 탄소 중립을'넷-제로(Net-Zero)'라고 부른다. 여기서, CCUS (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 이산화탄소 포집, 저장, 활용 기술을 의미한다. 유럽연합(EU)는 2050년까지 기후중립을 목표로 청정에너지, 산업, 건축, 교통, 농식품, 생물다양성 및 환경오염 저감 등 여러 분야에서 정책과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 그린딜은 2050년까지 교통·수송 부문에서 온실가스 90% 감축 목표로 2025년까지 1,300만 대의 친환경차를 보급할 계획이다. 전 조명래 환경부장관의 설명처럼 2050년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1.5℃이하로 제한하는 것은 인류의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선이자 인류생존의 몸부림이다.

우리나라는 최근 30년 사이 평균 온도가 1.4℃ 상승하여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1.5℃를 바로 코앞에 두고 있는 셈이다. 전세계 기상이변 증가와 그로 인한 재해 소식의 강도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기후위기는 단순히 재해 수준을 뛰어넘는다. 지구 평균기온 2℃ 상승 시나리오로 예상되는 문제점 가운데 식량 감소가 포함되어 있다. 식량이 약 25% 정도 감축될 경우, 전쟁까지도 우려하고 있다. 표면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세계 전쟁의 배경에는 식량과 물과 에너지 문제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탄화수소를 기반으로 한 '탄소경제'를 대신하여 온실가스도 줄이고 미세먼지 문제도 해결하기 위한 탄소중립의 이상적 대안으로 '수소경제'라는 개념은 이미 70년대부터 주목받고 있었다. 그동안 기술개발이 진행되면서 이제 저탄소에서 탈탄소로 사회시스템을 대전환하기 위해 친환경 수소경제를 미래 경제사회의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경제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맴'을 2019년 1월에 발표했다. 희망의 끈을 놓쳐서는 안된다.

앞서 살펴본 대한민국 2050 탄소중립 보고서에 제시된 것처럼 파리협정은 기후변화 대응 정책의 장기적 비전 관점에서 각 당사국에게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LEDS, Long-term Low greenhouse gas Emission Development Strategy)을 2020년까지 수립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50 탄소중립을 위한 LEDS에서 5대 기본방향을 마련하고 국가 전반의 녹색 전환을 위한 정책・사회・기술 혁신 방향을 제시하였다.

① 깨끗하게 생산된 전기・수소의 활용 확대

② 에너지 효율의 혁신적인 향상

③ 탄소 제거 등 미래기술의 상용화

④ 순환경제 확대로 산업의 지속가능성 제고

⑤ 탄소 흡수 수단 강화

지금의 기후위기와 불확실한 미래에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 아이들의 관점에서 과연 학교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학교가 모두에게 정답인가? 물음표를 던지기 전에 느낌표에 의문이 생긴다. 과연 우리 아이들이 만나게 될 미래 사회는 어떠할까! 나 역시 궁금하다.

탄소중립을 위한 생태.환경교육의 방향 및 역할

기후위기와 연계하여 2003년생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는 스웨덴의 학생신분으로 2018년 8월, 스웨덴 의회 밖에서 청소년 기후행동을 처음 시작해 2019년 전 세계적인 기후 관련 미래세대에게 등교거부, 동맹휴학 운동을 이끈 환경운동가로 유명하다. 둘째 아들과 같은 나이임에도 어떻게 이런 용기있는 행동을 전개하며 세계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었을까!

이탈리아 공립학교에서는 세계 최초로 2020년 9월 신학기부터 기후변화 교육 의무화를 추진한다고 보도된 바 있다. 당시 로렌조 피오라몬티(Lorenzo Fioramonti) 이탈리아 교육부 장관은 전세계 기후위기의 경각심을 주장하며 “학교 수업을 포기하고 등교거부하며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을 결석 처리하지 말라”는 공문을 교육기관에 발송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학교에서 이와 같은 이유로 수업 거부운동을 전개하는 학생들에게 과연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학교 관계자분들은 어떻게 반응했을지 궁금하다.

한편, 같은 보도내용에 미국에서는 80%이상 학부모가 환경교육을 요구하고 있고 점차 환경교육을 채택하는 학교의 수가 늘어가고 있으며 2013년 이후 19개 주에서 환경교육을 정식 커리큘럼으로 채택했다고 밝혔다. 자금사정때문일 뿐 미국 51개주 대부분 지역에서 환경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추세는 EU 국가들과 호주를 비롯해 기후위기로 국토가 침식되고 있는 남태평양 국가들에게서도 확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제, 우리의 학교 상황은 어떨까! 전세계 기후위기 상황속에서 교육부는 지난해 7월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 사업계획'을 제시하였고 지난달 2월 3일 종합 추진계획을 확정하여 발표했다. 발표 내용을 살펴보면, 한국판 뉴딜 대표과제로서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그린 스마트 스쿨)”를 추진하여 미래교육 전환을 이끌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그린 스마트 미래학교 사업계획'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할 미래인재 양성과 미래지향적 친환경 스마트 교육여건 구현을 목표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미래학교 사업은 21년부터 25년까지 18.5조원의 예산으로 40년 이상 경과한 학교 건물 중 2,835동(약 1,400개교)를 개축 또는 리모델링하여 교수학습의 혁신을 추구하는 미래교육 전환 사업으로 2021년 교육부 핵심정책 사업으로 소개하고 있다. 한편, 국토연구원은 한국판 그린 뉴딜, 건물을 넘어서 국토·도시를 녹색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종합해보면 결국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통한 탄소 감축 활동을 통해 실질적 탄소 배출량 총량을 '0', 즉 Net-zero로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강원 교육의 현황이 궁금하다. 강원도의 경우, 계속되는 출산율의 저하는 이제 취학인구의 지속적인 감소로 이어져 시골 및 지방학교는 문을 닫거나 통폐합을 추진해야 하지만 반대로 신도시 지역은 학교를 신설하거나 증설을 고민하고 있다. 2020년 12월말 기준, 강원도 교육감 소속 교직원은 25,412명에 이른다. 환경교사가 포함되어 있는지 미지수다.

현 민병희 강원교육감의 공약사항 추진실적 보고서에 의하면, 크게 5개 분야로 구분된다. 기초가 강한 교유, 미래를 여는 학교, 건강하고 안전한 학교, 모두에게 따뜻한 교육복지 및 사람을 위한 교육행정이 5대 정책 기본 방향이다. 여기서 생태·환경교육과 연관이 있어 보이는 정책 사업으로 생태환경교육 Eco-Belt 구성·운영과 학교 교실안 라돈 농도가 심각하다는 보도 이후 추진되는 학교 안전시설 강화사업이 눈에 띈다. 흙과 모래, 물 및 나무 등 친환경적 재료로 생태적 친밀한 공간을 조성하여 학생들이 다양한 놀이과정에서 창의력, 상상력과 모험심을 발휘할 수 있는 놀이터를 조성하기 위한 '상상놀이터'추진 사업을 2022년까지 105교 추진 예정이라고 한다. 학생들의 주도로 놀이터를 제안하고 디자인된 조감도의 내용을 다시 살펴보면서 놀이주체로서의 활발한 의사결정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어떤 상상놀이터가 만들어질까!

생태환경교육과 관련한 Eco-Belt 구성·운영 사업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6가지 세부 추진계획안을 바탕으로 추진 중이다. 체험중심 생태환경교육 활성화, 친환경 생태학교, 동아리 운영, 생태텃밭 가꾸기, DMZ 생태학교 운영, 환경단체활동 지원 사업으로 학교숲, 산, 석호 등 지역 생태환경 활용 체험프로그램이 이에 해당한다.

한동안, 환경교육을 선택과목으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학교현장에서 환경교육 채택비율은 8%에 불과하고, 환경교사는 전무하여 학교환경교육이 위기를 맞고 있다고 2019년 보도자료를 본 기억이 있다. 이처럼 환경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교육부가 나서기 보다 환경부에서 당초 '환경교육진흥법'을 '환경교육의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로 바꾸고 기후 변화, 미세먼지 등 심각한 환경 교육을 주제로한 환경교육 활성화에 관심을 두고 있다. 최근 국가자격으로서 환경교육 활성화를 추진하기 위해 환경부와 지역별로 사회환경교육지도사 양성 과정이 진행되었다. 그러나 아직 학교현장에서 실질적인 교육활동을 기대할 수 없다.

탄소중립을 위한 생태.환경교육의 방향 및 역할 측면에서 현 교육감의 공약사항은 중요하다. 현재 학교 안에서의 실질적 교과목으로서의 환경교육이 보다 체계적으로 마련되기를 희망한다. 한편, 학교 밖 다양한 연구기관을 통해 유치원생과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개별적, 선택적 지원형태로 기후변화나 환경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강원도의 경우, 춘천소재 '강원기후변화교육센터'와 원주소재 '원주기후변화대응교육연구센터'를 중심으로 강원도 시군별 학생과 일반인, 군부대 장병 등 지원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교육 또는 방문자 대상 환경교육 형태로 운영 중이다.

강원기후변화교육센터를 통해 2015년 이후 기후특강 요청학교를 방문하여 짧은 시간 학생들을 대상으로한 기후변화교육에 참여하면서 아쉬운 점은 모든 학생, 모든 학교에 교육기회가 주어지기 보다 담임선생님의 기후특강 신청 접수 우선순서에 따라 한정된 범위에서 일회성 교육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예산상, 행정상 등의 문제로 1학기 동안 학년별, 학교별 지속적인 환경교육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한세대가 지나 2050년이 되면, 지금의 유치원, 초중고 및 대학생들이 미래세대로서 주인공이 된다. 지금의 입시위주의 교육에서 과연 미래 세대가 현 세대가 제시하고 있는 2050 탄소중립의 필요성을 어떻게 이해시켜나갈 것인가! 어려서부터 환경교육을 통해 에너지를 친환경적으로 소비하고 탄소중립이 곧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가르쳐야 한다. 미래세대가 스스로 기후위기를 인식하고 저탄소 생활를 위한 작은 행동에 자발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학교 주변이나 마을길, 하천변에 자리잡은 작은 풀, 꽃, 곤충, 물고기와 나무이름 조차 관심이 없거나 제대로 알지도 못한다.

이제는 국영수사과에서 벗어나 학교 안 작은 연못에 자리 잡은 풀, 꽃, 학교 주변 나무, 벌레소리와 새소리에 친숙한 환경감수성 높은 미래세대를 보고 싶다.

따라서, 학교에서만 모든 답을 구할 수 없다. 가정과 학교와 지역공동체가 함께 미래세대를 품어야 한다.

미래가 모두 비관적이 아니라 친환경이 불편함을 초래할지라도 지금의 선택이 희망이 될 수 있음을 느낄 수 있는 미래세대를 보고 싶다.

"너희는 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