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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 호/ 2021. 09.

담수조류의 생태적 역할 및 활용

국립공원연구원 박정원 박사

조류(Algae)란 무엇일까?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조류라는 용어를 한글로만 본다면 날아다니는 새로만 생각한다. 심지어 생물전공자들 조차도 조류에 대해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았다면 잘 모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조류의 영문 algae의 의미는 해초라는 뜻이며, 한자로는 藻類로 적는데 藻의 의미는 말이라는 뜻이다.

말은 해초 종류를 의미하는데 조류는 해수와 담수에 서식하는 종류 모두를 포함하며 분류학적으로 세균, 녹조류, 홍조류, 갈조류 원생생물 등 다양한 그룹을 포함한다. 이들의 서식지는 기본적으로 해수와 담수 즉 물이 있는 곳에 서식하며, 일부 종류는 암벽, 나뭇줄기, 눈, 온천 등 다양한 장소에 서식한다. 조류의 학문적 의미는 “체세포 전체로 광합성 작용을 하고, 세포체 자체가 배우자로서 역할을 하는 생물”로 정의할 수 있다. 크기는 현미경을 통해서만 관찰할 수 있는 미세의 크기부터 미역, 다시마처럼 1m 이상의 크기를 가진 종류까지 매우 다양한 크기로 존재한다. 본 글에서는 주로 담수에 서식하는 미세조류 즉 담수조류를 대상으로 작성하였다.

조류는 크게 서식처와 생활 유형에 따라 구분할 수있다. 먼저 서식처에 따른 분류는 해조류[seaweeds(marine algae); 해양에 서식하는 조류]와 담수조류(freshwater algae; 육상의 담수에 서식하는 조류)로 구분할 수 있고, 생활 유형에 따라서는 식물플랑크톤(phytoplankton; 부유해서 떠 다니는 조류; 대부분 미세조류임)과 부착조류(benthic algae: 수계의 돌, 수생식물의 잎, 줄기 등에 부착해서 사는 조류, 최근에는 부착규조를 부착조류로 일반화 하는 경향이 있음)로 나눈다.

조류는 지구상에서 언제 탄생하였을까? 지구상에서 최초로 탄생한 생물은 37억년 전에 탄생한 것으로 추측하며 그린란드 이수아 지역에서 최초로 발견한 스트로마톨라이트[stromatolite: 해안가 얕은 곳에서 남세균(cyanobacteria)과 유기물이 여러 층으로 고정되어 나이테와 같이 화석화 된 구조물]이다.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스트로마톨라이트는 호수 서부의 샤크만에 존재해 있으며, 이 화석은 약 35 ~ 30억년 전의 원시남세균(Cyanobacteria; 남조류 Blue-green algae)으로 추정하며 현재까지도 이 스트로마톨라이트는 계속 형성되고 있어 살아있는 화석으로 취급한다. 남세균의 출현이 가장 중요한 것은 물과 이산화탄소를 이용하여 유기물을 만들고 산소를 방출한다는 것이다.

남세균은 광합성작용을 통해 산소를 방출하고, 방출된 산소는 수계에 녹아 용존산소가 되고 일부는 대기중으로 방출되어 축적됨으로서 대기중의 산소와 대기 상층부에 오존층을 형성하였다. 형성된 오존층은 우주로부터 오는 생물체에 해로운 자외선을 차단함으로써 수계의 생물이 육상으로 진출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즉 산소가 없는 혐기성 상태의 대기는 호기성 상태로 바뀜으로서 기존 생물의 대멸종을 불러왔고, 유산소호흡을 하는 호기성 생물의 출현을 가져왔다.

산소가 존재하는 새롭게 형성된 환경하에서 약 15억년 전에 진핵생물이 탄생하고 이 중 일부는 물이 없는 육상의 환경에 적응하여 육상식물로 진화하거나 서로 다른 생물이 공생관계를 이룬다. 따라서 조류는 지질연대기에 발생한 모든 환경의 변화를 겪고 지금까지 존재해 오고 있다.

조류의 생태적 역활

수계에서 담수조류의 가장 중요한 생태적 역할은 산소와 유기물을 생성하여 자연계에 공급한다는 것이다. 조류에 의해 생성된 산소와 유기물은 지구상에 30 ~ 50%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공된 산소는 수계를 호기성 상태로 유지시켜 수중 생물이 생존할 수 있도록 한다. 일부는 대기 중으로 방출되어 대기의 산소가 일정한 상태가 되도록 한다. 유기물은 조류 자체에서 분비되어 수계의 미생물이 이용한다. 두 번째는 질소고정을 한다. 현재 지구상에서 생물학적으로 질소고정을 하여 타생물체가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생물은 질소고정 남세균이다. 질소고정 남세균은 Anabaena, Aphanizomenon, Nodularia, Scytonema 등 다양한 종류가 존재한다.

남세균은 공기중 질소를 흡수하여 글루타민을 생성하고, 생성된 글루타민은 인접한 세포로 전달되어 생리적 작용에 이용하고, 일부는 수계에 방출되어 타 생물체가 이용하도록 한다. 그러나 남세균에 의해 공급되는 질소화합물은 극히 제한적이다. 유해서 떠 다니는 조류; 대부분 미세조류임)과 부착조류(benthic algae: 수계의 돌, 수생식물의 잎, 줄기 등에 부착해서 사는 조류, 최근에는 부착규조를 부착조류로 일반화 하는 경향이 있음)로 나눈다.

현재는 인간이 화학적으로 질소를 고정하기 때문에 질소의 공급에는 문제가 없으나 과거에는 질소와 인은 제한요인이었다. 따라서 작물재배시 질소 공급의 어려움으로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였으나 우리나라의 전라도 일부 지역에서는 콩과식물인 자운영을 먼저 재배하여 토양내에 생물학적 질소가 풍부하게 한 후 본격적인 농사를 지었다.

반면에 인도의 경우 질소고정을 하는 남세균을 대량배양하여 논농사 지역에 뿌려 줌으로서 유기질소의 공급을 대신하고 있다. 세번째로 생물체가 필요로 하는 원소들의 생물지구화학적 순환에서 나트륨, 칼슘, 철, 망간, 규소 등 다양한 종류의 미량원소들을 흡수한다. 흡수된 미량원소들은 먹이사슬을 통해 생태계내로 전달된다.

생물체는 체내의 생리적 작용을 위해 대량으로는 탄소, 질소, 인을 미량으로는 황, 규조, 망간, 나트륨, 칼륨 등 다양한 종류의 원소가 필요하다. 이러한 원소들은 체내에서 합성할 수 없으므로 다른 생물을 섭식함으로 해결한다. 그러나 생물체가 사멸할 경우 체내의 원소들은 모두 자연계로 되돌아가므로 다시는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담수조류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이들 원소들을 흡수 및 흡착하여 활용함으로써 먹이사슬을 통해 다시 생물이 이용할 수 있도록 중간매개체 역활을 담당하고 있다.

네 번째로 기후변화에 관여한다. 조류는 광합성 작용을 위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유기물질을 만드는 과정에서 태양에너지를 흡수하고 이산화탄소는 세포외벽을 만드는데 사용하므로 기후조절자로서 역할을 한다. 해수에 서식하는 착편모조류(Haptophyta)에 속하는 Coccolithophorid(원석조류)는 칼슘과 중탄산염을 결합하여 탄산칼슘 현태의 코콜리스(Coccolith)라는 세포외피를 만든다. 코클리스는 오래되면 새로운 것으로 교체되어 떨어져서 떠 돌아다니다가 수중에 떠 돌아다니는 여러 입자들과 결합하여 바다속 깊은 곳으로 침강한다. 결국은 탄소가 깊은 바다속으로 침강하므로 공기중의 이산화탄소를 감소시키는데 중요한 역할를 한다.

녹조현상

조류는 광합성 작용을 하고 부산물로 산소와 여분의 유기물질을 수계로 분비하여 수계내 생물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하여 수중에 일정한 상태의 용존산소를 유지케하며, 대기에 산소가 공급됨으로 지구상의 생물이 생명을 유지시켜 주는 절대적인 생명체이다. 그러나 수계내로 인위적인든, 자연적이든 어떤 특정 물질이 유입되어 특정한 조류가 대규모로 번성하게 되면 수계의 생태계는 매우 부정적인 상태로 흘러가게 된다.

담수에서 식물플랑크톤의 가장 잘못된 형태로 나타난 현상이 녹조현상일 것이다. 녹조(綠藻)현상은 물꽃(水花)현상(water bloom)의 일종으로 담수조류중 어느 특정종이 대량 번성하여 물색깔을 녹색으로 변색시킨 것이다. 하계에 국내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녹조현상은 남세균(남조류)인 Microcytis sp.가 대량 번성하여 나타난 현상이다.

물꽃현상은 조류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색깔로 나타난다. 규조류(Diatom)가 번성하면 짙은 황갈색을 띠고 주로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나타난다, 녹조류(green algae)가 우점하면 짙은 녹색으로 나타난다. 해양이나 기수역에서는 물색이 붉은 색으로 변하는 적조현상으로 나타난다. 조류의 이상 증식으로 발생되는 물꽃현상은 산업이 고도화되고 도시화 및 인구집중 현상이 야기된 최근에 발생한 것은 아니다.

수세기 전에도 물꽃 현상이 발생한 것이 기록에도 나와 있다. 구약성서(출애굽기 제7장 20, 21절)에 “강의 물은 전부 피로 변했다. 게다가 강의 물고기는 죽고, 강은 썩게 되어 이집트 사람들은 강의 물을 마실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이집트 전국에 걸쳐 피로 가득 찼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 구절은 강에 적조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해석한다.

그리고 다윈이 비글호를 타고 전 세계를 여행중일 때 브라질 연안에서 관찰된 현상을 자세히 기록한 내용을 보면 “짚을 짧게 자른 그 끝이 톱날모양으로 되어 있으며, 20-60개가 묶어져 다발로 된 것도 있고, 뗏목처럼 모여 있다”라는 내용이 나온다. 다윈이 기록한 종은 남조류의 Trichodesmium erythraeum(해양식물플랑크톤; 적조를 일으키며, 질소고정을 한다) 으로 추정한다. 우리나라의 적조와 관련된 기록은 조선왕조실록에 유사한 내용이 나와 있다. 정종(1399년 8월)에 “경상도 바닷물이 울주에서 동래까지 길이 30리, 너비 20리로 피같이 붉었는데 나흘 동안이나 그러하였다. 수족(水族)이 모두 죽었다.” 태종(1413년 8월)에“전라도와 경상도의 바닷물 색깔이 변했다. 순천부(順天府) 장성포(長省浦)에서는 물이 15일부터 붉어져 20일에 이르러서는 검은색이 됐는데 고기와 새우가 죽어서 물 위에 떠올랐다.” 이러한 내용은 모두 해양적조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녹조현상이 발생되는 원인은 무엇인가? 녹조현상과 관련된 수많은 연구를 검토해 보면 수온, 햇빛, 영양염류(질소와 인), 청체된 수역, 미량원소, pH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아 발생한다. 즉 모든 조건이 갖추어져다 하더라도 어느 한 요인이 빠지면 녹조의 발생은 어렵다. 한국의 대표적인 녹조 형성 생물인 남조류의 Microcystis sp. 경우 수온이 15℃ 정도에서 영양세포가 발생하기 시작하여 25℃전·후에 개체수가 대량으로 증가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30℃ 정도가 되면 녹조현상은 절정에 다다르게 된다. 남조류의 개체수가 증가할 때 광합성 작용을 위해 강한 햇빛이 반드시 필요하다. 강한 햇빛은 남조류가 하계부터 가을까지 대량으로 번성하는 하나의 조건이 된다. 남조류는 세포내 생리적 작용과 세포분열을 위해 질소나 인 같은 영양염류와 미량원소가 필요하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미량원소는 수계내에 풍부한 양이 녹아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으나 질소나 인의 경우 제한요인이기 때문에 대량으로 번성할 경우 많은 양이 필요하다. 질소의 경우 최근에 점오염원과 비점오염원에서 충분한 양이 공급되고 있고 있다. 반면 인의 경우는 인을 자신이 필요로 하는 양의 5배 정도를 흡수하여 위공포에 저장하고, 수계에 인이 부족할 경우 저장한 인을 재활용한다.

인은 수계에서 2가 이온들과 결합시 불용성 형태이기 때문에 남조류가 이용할 수 없으나 호수의 저층이 혐기성 상태가 되면 인은 2가 이온들과 결합이 떨어지고 1가 이온들과 결합한다. 1가 이온들과 결합한 인은 수용성이기 때문에 남조류가 이용할 수 있다. 남조류는 낮에는 호수의 표면에 분포하여 강한 햇빛을 받아 광합성 작용을 하고 밤이 되면 만들어진 유기물질의 무게로 인해 호수의 저층으로 가라 앉게 된다. 이 때 남조류는 저층의 혐기성 상태에서 만들어지 수용성 인을 흡수하여 저장하고 아침이 되면 다시 표층으로 상승하는 일주운동을 하기 때문에 다른 조류에 비해 환경 적응성이 매우 뛰어난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호수내 남조류의 일반적인 분포는 수심이 깊지 않는 곳에 분포한다.

대규모의 호수에서 남조류의 녹조 발생 지역을 보면 저수지나 호수의 하천 유입지점에 대규모로 번성하나 수심이 깊은 댐축에서 녹조 현상을 많이 볼 수 없다. 남조류가 대량 번성할 경우 물의 pH는 알칼리성을 유지한다. 남조류는 광합성 작용시 무기탄소를 이용하는데 주로 CO2 혹은 HCO3-의 형태로 이용한다. 광합성 작용이 활발하게 되면 수계의 CO2 혹은 HCO3-의 많이 흡수하게 됨으로 pH는 결국 상승하게 된다. 결국 녹조현상은 어느 한 요인에 의해 발생되는 것이 아니고 복합요인으로 대번성함을 알 수 있다.

조류의 활용

조류는 실제적으로 인류와 때어 놓을 수 없다. 해양에 서식하는 해조류는 주로 한국과 일본에서 식용으로 활용하고 있고, 또한 알긴산, 요오드, 베타카로틴, 후코인단, 칼슘 등 주요한 성분을 추출하여 중요한 영양성분으로 이용하고 있다. 담수조류에서도 중요한 성분을 추출하여 많이 이용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클로렐라이다. 클로렐라(Chlorella)는 녹조류의 일종으로 쉽게 배양이 가능해 대량배양하여 중요한 건강식품, 국수, 라면 등의 첨가물로 활용하고 있다.

클로렐라는 세포벽 때문에 소화흡수력은 60% 정도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소화흡수력을 높이기 위해 세포벽을 파괴하여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서 남조류의 일종은 스피루리나(Spirulina)를 대량 배양하여 건강식품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스피루리나는 아프리카, 멕시코 등지의 원주민들이 대량배양하여 식용으로 활용하였다. 스피루리나에는 필수아미노산, 엽록소, 베타카로틴 등 중요한 성분을 확인되어 우주인들의 우주식품으로 가공하여 이용되고 있다. 흡수력에서는 스피루리나는 그람음성균으로 사람의 위장에서 대부분 녹기 때문에 영양 흡수력은 90%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녹조류의 보트리오코쿠스(Botrycoccous braunii)는 는 건조중량의 15-75%가 바이오디젤로 전환될 수 있는 탄화수소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보트리오코쿠스에 의하여 생산된 바이오디젤에서 방출되는 배출 가스를 기존의 디젤와 비교해 보면 CO2는 20%이하, NO는 55%, 총 매연은 5% 정도이고 SO2방출은 거의 없으며, 쉽게 분해되고 독성이 없기 때문에 매우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녹조류의 단세포 조류인 헤마토코쿠스(Haematococcus pluvialis)는 강력한 항산화제인 아스타잔틴(astaxanthin)을 생성한다. 헤마토코쿠스가 환경 조건이 서식에 불리해질 때 휴면세포로 변환하는데 이 때 아스타잔틴이 대량으로 생산된다. 아스타잔틴은 항산화제로 알려져 있는 비타민 C에 비해 3,000배 정도 강력한 것으로 알려져 다양한 생물학적 응용 잠재성이 증가하고 있고 특히 의약품, 식품 첨가제, 동물 및 치어의 사료 첨가제 등 다방면에 걸쳐 사용되고 있다.

은편모조류인 프라기오셀미스(Plagioselmis)는 기수역에서 적조현상을 일으키는 종류이며 국내에서는 형산강하류에서 대규모로 발생하여 기수역을 완전히 핏빛으로 물들인 적이 있다. 그러나 본 종은 무독성 종류이기 수계 생태계에는 아무런 해가 없다. 해외에서는 본 종을 대량 배양하여 치어의 먹이로 이용하고 있는데 수계에 해를 끼치는 종류라도 인간이 어떻게 활용하는야에 따라 이익이 될 수도 있고 무의미할 수도 있다는 예를 보여준다.

담수에 서식하는 다양한 종류의 담수조류와 녹조 발생 조류들

[일반적 댐, 습지 등에서 관찰할 수 있는 담수조류]

[인류의 복지를 위해 활용되고 있는 종류들]

[국내의 댐, 저수지 등지에서 녹조현상을 일으키는 종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