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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 호/ 2020. 12.

전문가칼럼

강원지역의 지속가능한 친환경 도시개발

강원대학교 생태조경디자인학과 교수 조현길

서 론

과거 경제지향적인 도시개발 사업은 주택이나 재화공급 등 본연의 목표를 달성했더라도, 도시 생활환경을 구성하는 하늘, 땅, 물, 생물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하여 왔다.
대표적인 악영향의 예는 최근 국제적 환경 이슈인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감소, 수자원 고갈 등이며, 이는 생활환경의 건강성을 소홀히 하는 도시개발이 실질적인 경제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임을 시사한다. 환경의 질적 악화는 경제적 및 환경적 양측을 동시에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개발에 관한 관심을 태동시켰다.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의 개념은 1972년 스톡홀름에서 개최된 인간환경에 관한 유엔회의(UN Conference on the Human Environment)를 기점으로 대중화되었고, 1980년대부터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기 시작하였다(Barbier, 1987).
그런데, 그 개념은 19세기 초 미국의 진보적 보전운동(Progressive Conservation Movement)에서 주창된 “최장 기간의 최대 다수를 위한 최대 이익(the greatest good of the greatest number for the longest time)”이라는 자연자원보전 원칙(Nash, 1990)이 기원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지속가능한 도시개발은 현 세대의 경제적 및 사회적 활동이 미래 세대를 위한 유사한 공익을 저해함이 없이 생태환경을 변형하거나 창출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본 칼럼에서는 강원지역의 환경여건에 부합하면서 관례적 토건사업을 지양할 지속가능한 친환경 도시개발의 방안을 제안해 본다.

지속가능한 도시개발 방안

지속가능한 도시개발의 접근방식은 생태적으로 건전하고 경제적으로 유익하면서 사회적으로도 수용 가능한 사업을 추구하는 것이다. 즉, 도시개발이 실질적으로 지속가능하려면 생태적, 경제적, 사회적 등 3가지 부문의 사업목표를 동시에 달성 가능해야 한다.

[그림 1] 지속가능한 도시개발 접근방식

이들 부문별 구체적 목표는 사업지의 분석을 통해 나타나는 해결 필요한 사항이 해당된다. 생태적 목표의 예는 개발로 인해 재생 불가능하거나 회복하는데 고비용을 요구하는 기후변화, 생물종 사멸, 토양유실, 수자원 고갈 등을 포함할 수 있다.

한편, 상기한 3가지 부문의 다양한 목표들을 항상 동시에 충족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 과거 개발사업의 예와 같이 경제적 유익성의 추구는 생태적 건전성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상지의 사업목표를 반영한 우선권, 사회적 요구나 선호도, 생태환경의 변화 허용수준 등을 통합적으로 반영하여, 이슈가 되는 부문별 목표를 상호 가감하는 대상지 적응적 또는 융통적 접근을 가동할 필요도 있다.

강원도는 양호한 자연산림과 수경관을 비롯하여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청정환경을 보유한다. 그러나, 현 도시개발은 관례적 방식에서 탈피하지 못한 채, 도심의 녹지조성 소홀, 교외의 생태환경 훼손, 하향식 근시안적 개발 등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주요 사안을 대상으로 지속가능한 개발 방안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1) 녹지공급지표 설정을 통한 토지이용의 지속가능성 확보

도시녹지는 탄소흡수 및 대기정화, 열섬현상 완화, 토양 및 수질보전, 생물다양성 확보 등 생태적 건전성에 기여하는 도시의 허파이다. 양호한 도시녹지 경관은 청정산업 유치와 관광객 체류의 기회를 증가시켜 도시경제 활성화에 유리하며, 건강과 힐링에 기여하는 측면에서 사회적 수요에도 부응한다. 그러나, 도시개발 과정에서 나타나는 도심의 녹지조성 소홀과 교외 자연산림의 훼손은 녹지의 중요한 생태기능을 저해하고 있다.

따라서, 도시개발 계획단계에서 기존 자연녹지를 얼마나 보전하고 신규 녹지를 어느정도 조성할 필요가 있는지 녹지공급지표를 설정하여, 개발과 보전의 조화를 추구하는 토지이용계획이 필요하다. 녹지공급지표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지속가능한 저탄소 기준으로서, 해당 도시의 탄소배출량을 일정 수준 상쇄시킬 녹지의 탄소흡수량을 산출하고 이에 상당하는 녹지면적을 책정하길 제안한다.

[사진1]도심의 녹지조성 사례(베를린)
[사진2]자연지형 순응개발 사례(벤쿠버)

2) 자연지형에 순응하는 교외의 지속가능한 개발

도시팽창에 따른 교외 자연지형의 평지화 개발은 성목벌채 및 녹지축소를 비롯한 자연경관 훼손은 물론, 자연배수체계 변형과 표토유실을 야기하는 등 오랜동안 생태적으로 형성된 안정성 및 생산성을 위해하는 실태이다. 이러한 관례적 개발은 토공비용을 증폭시키고 인명 및 재산피해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결코 지속가능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건물의 기둥보 시공이나 하층 지중시공 등을 통해 지형변동률을 최소화하고, 기존 수목 및 표토의 보전, 자연배수체계의 유지 등을 준수하는 자연지형 순응형 개발이 필요하다. 도시계획 조례에 관련 기준을 마련하여 제도화하면 자연지형과 조화하는 개발을 실천하는데 효과적일 것이다.이 방안은 생태적 및 사회적으로 바람직함은 물론, 정지, 식재, 배수 등의 공사에 요구되는 건설비를 경감하여 경제적으로도 유익하다.

3) 선 계획 및 후 개발의 실천

기존의 개발사업은 자치단체장의 공약을 임기 내에 시행하거나 예산의 연내 집행이 필요한 등의 사유에 기인하여, 즉흥적 또는 단기적으로 추진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전문적인 선 계획이 없는 근시안적 개발은 생태적 및 경제적으로 난개발을 초래할 수 있어 지속가능한 사업일 수 없다.

지속가능한 개발은 근시안적이 아닌 원시안적 접근과 하향식(top-down)이 아닌 상향식(bottom-up) 접근을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주민과 전문가의 의견이 반영된 계획안을 우선 수립한 후, 자치단체장이 바뀌더라도 계획안에 따라 단계적으로 개발을 이행하는 미래지향적 방식을 실천할 필요가 있다.

결 론

지속가능성 개념은 경제개발 위주의 사업에서 파생된 생태환경의 질적 악화를 개선하는 전략으로서 태동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과거 개발사업으로 훼손된 생태환경 및 경관을 현재 복원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을 감안하면, 경제개발 사업의 순효과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향후 신규 사업은 생태적 건전성, 경제적 유익성, 사회적 수요를 공통적으로 충족시키는 지속가능한 개발일 필요가 있다. 이러한 견지에서 강원지역의 양호한 환경여건과 관례적 개발사업의 문제점에 착안하여, 몇몇 지속가능한 개발 방안을 모색하여 보았다. 이들 방안은 실현 불가한 유토피아적 접근이 결코 아니며, 본 칼럼의 내용이 지속가능한 살기좋은 도시를 만드는데 유용하길 기대한다.

인용문헌
  • Barbier, E.B. 1987. The concept of sustainable economic development. Environmental Conservation 14(2): 101-110.
  • Nash, R.F. 1990. American Environmentalism: Readings in Conservation History. NY: McGraw-Hill Pub. 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