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회 정책Letter

1.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업입지정책의 중요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해 우리 정부도 혁신성장을 ‘경제·사회의 구조와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사람 중심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성장전략’으로 정의하고 새로운 미래 먹거리 발굴과 일자리 창출을 핵심목표로 선정(혁신성장포털 2018)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술의 발달·복잡성으로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며 끊임없이 새로운 산업이 탄생하고 산업 간 융합속도도 빨라지고 있어 기존 산업분류에 기반한 정책으로는 변화에 대응이 불가능

커피를 용기에 담아서 판매하는 업종은 커피가공업이지만 원두커피를 자동으로 갈아서 용기에 즉석으로 담아주는 기계를 운영하면 서비스업으로 분류

인쇄업은 제조업이지만 ‘문학자판기’에서 시와 소설을 출력하는 경우는 서비스업

하나의 산업군으로 묶여있는 기업 간에도 고용·매출·성장에 현저한 차이 발생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최종 생산물을 기준으로 분류한 산업을 대신해 유사한 혁신·성장, 고용 패턴을 보이는 기업군과 개별 기업 중심으로 입지를 지원하는 입지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변화와 기업 입지지원의 필요성

출처: 강호제 외 2018, 41.

2. 혁신성장기업의 분류와 입지 특성

혁신성장기업의 정의와 분류

전체 기업(28만 4,424개)은 혁신과 성장을 고려해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 가능(*기업평가 기관인 NICE평가정보의 2014~2017년 기업데이터를 활용해 분석)

(혁신성장기업) 연구개발비 지출을 통해 혁신을 창출하면서 동시에 고용·매출 성장을 함께 달성한 기업으로서 2014~2017년까지 매년 연구개발비·매출·고용·임금이 동시에 증가한 809개 기업군집

(가젤기업) 연구개발비 지출 여부와 상관없이 기업 내적으로 판매조직·경영 혁신을 통해 지속적으로 매출을 성장시키고 고용을 창출 하며, 2014~2017년까지 각 년도에 연평균 고용과 매출이 20% 이상 동시 증가한 기업

(혁신형 기업) 고용창출이나 성장과는 큰 상관없이 연구개발비만을 지출하는 기업으로 2014~2017년까지 각 년도에 연구개발비를 지출한 1만 6,847개 기업

혁신형 기업, 혁신성장기업, 가젤기업의 구분

출처: 강호제 외 2018, 48.

혁신성장기업, 가젤기업, 혁신형 기업의 주요 특징

고용·매출·혁신을 함께 달성한 혁신성장기업은 응용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이나 바디프렌드 등 지식기반 산업과 제조업에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으나 크린토피아 등 비제조 기업들도 혁신성장기업에 다수 포함돼 혁신성장은 제조와 비제조에 상관없이 가능

연구비 지출 여부와 상관없이 높은 매출성장과 고용창출을 주도했던 가젤기업 대부분은 응용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업종에서 많이 발견됐지만 비제조업 기업도 다수 포함

연구개발비를 지출하는 혁신형 기업은 연구비를 지출하지 않는 기업들에 비해 수도권 집중도와 임금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으며 성장을 지속하는 기업들로 구성

혁신·고용·성장을 대표하는 혁신성장기업, 가젤기업, 혁신형 기업은 일반적인 기업들에 비해 수도권 집중이 뚜렷하고 제조업뿐 아니라 유통·서비스업에서도 다수 발견되므로 제조업 중심의 산업분류와 입지지원이 아닌 기업 중심의 입지지원정책으로 전환이 필요

혁신성장 기업·지역의 특성

고용·연구개발·매출성장을 함께 달성하는 혁신성장기업(809개)의 입지패턴을 알아보기 위해 공간통계기법인 최근린군집분석(Nearest Neighbor Hierarchy Analysis)을 시행한 결과 혁신성장기업 클러스터는 수도권 남부를 중심으로 형성

혁신성장기업 클러스터의 북방한계선은 서울 중구와 종로구이며 남방한계선은 경기도와 인접한 천찬북구이고 서쪽과 동쪽으로 각각 안산반월, 성남 중원구 사이에서 클러스터를 형성

서울과 경기 북부지역은 혁신성장기업의 군집이 발견되지 않고 '나홀로' 입지하는 것으로 파악

지방에서는 연구개발특구로 지정된 대전 유성, 광주 북구와 센텀시티가 위치한 부산 해운대 일부가 혁신 성장기업 클러스터를 형성

3. 혁신성장기업을 위한 입지정책방안

균형발전을 위한 지방의 혁신생태계 구축

지방의 혁신성장은 수도권으로의 ‘브레인 드레인’(brain drain; 두뇌유출) 우려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인재와 지역출신 기업가를 중심으로, 쾌적하고 양호한 정주환경이 조성(연구개발특구)되고 국책연구원의 혁신지원이 종합적으로 역할할 때 가능

대전 유성의 탭·밸브 및 유사장치 제조업체인 스페이스솔루선과 광주 광학전문 제조업체인 엠피닉스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지역출신 기업가, 주변 국책연구원(항공우주연구원)과의 기술교류, 연구개발특구 등의 양호한 정주환경이 공통적 성공요인으로 나타남

인터뷰한 기업들은 수도권 기업의 지방이전 시 토지 구입에 대한 지원은 있는 반면, 지방 기업들이 지역에서 시설을 확장하는 경우 지원이 없는 것이 개선돼야 할 점으로 응답

산업 중심에서 고용·혁신창출을 위한 기업 중심으로 입지정책 전환

고용과 혁신창출을 주도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제조업 중심의 산업단지 입지기준을 대폭 완화해 병원, 호텔, 대형 도소매ㆍ판매시설, 스마트팜(Smart Farm) 등 업종 구분 없이 산업단지에 입주할 수 있도록 업종 중심에서 ‘기업’ 중심으로 입지정책을 전환해야 함

업종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혁신·고용을 창출하고 성장을 지속함으로써 투자 여력이 있는 기업 중심으로 입지여건이 양호한 계획입지(첨단산업단지, 연구개발특구 등)의 우선적 공급 필요

병원·유통·호텔관광 단지 등 업종에 상관없이 유사한 기업들이 클러스터를 형성할 수 있도록 기존의 제조업 중심 산업단지에서 벗어난 기업단지 조성 필요

낡은 창고와 제조업 중심이었던 미국 시애틀 지역(사우스 레이크 유니온: South Lake Union)은 2000년대 초반 워싱턴 의과대학과 종합병원이 들어서고, 바이오기업(Seatle BioMed 등)과 아마존 글로벌 본사를 유치(2010년)하면서 산업구조 조정에 성공하고 글로벌 도시로 도약

후발 산업국가인 베트남의 베트남-싱가폴 산업단지(VSIP)는 ‘산업단지’라는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2010년 이후에는 제조업 용지 대신 오피스, 연구개발 주거지 중심의 지속가능한 환경도시로 개발 중

기업에 대한 입지규제를 실효적으로 개선해 혁신성장기업의 과감한 투자를 유도

기업인들은 입지규제를 가장 불편하게 생각(중소기업 옴부즈만의 기업민원 중 20%)

총리실 규제개혁위원회 규제개선 권고에도 불구하고 실무부처에서 규제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다수

실제 규제개혁위원회가 2006년 세탁업을 산업단지 내 산업시설용지에 조성원가로 입지할 수 있도록 권고 했으나 현재까지 실무부처에서는 이를 불허(규제개혁위원회 2006, 292)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민원에 대해서는 입지규제를 실효적으로 개선해야 함

전체 혁신성장기업의 60%가 집중돼 있는 수도권의 혁신성장 입지경쟁력 제고 필요

개발가능지가 많지 않은 수도권의 한정된 토지를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해 고용·성장·혁신의 조건을 갖춘 혁신기업에게 양호한 입지가 배분될 수 있도록 수도권 입지규제(산업단지 물량배정, 공장총량제, 공업 지역 물량배정)를 개선

혁신성장기업의 선호도가 높은 수도권 남부지역에는 산업단지를 감정가격으로 공급하고 여기서 발생한 개발이익은 창업보육지원·테스트베드 등 혁신생태계 지원에 재투자

혁신성장의 입지경쟁력과 정주환경을 갖추기 위해 무분별한 소규모 산업단지와 개별입지에 대한 난개발 규제가 필요

혁신기업을 위한 입지정책의 기본방향과 실천과제

출처: 강호제 외 2018, 119

• 출처 | 국토연구원, “국토정책 Brief” 제 722호, 2019년 7월 15일, http://www.krihs.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