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2020년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모든 연령층 사람들의 삶을 바꿔 놓았고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고통을 안겨 주고 있다.
청·장년층은 경기부진에 따른 실직과 도산의 두려움 속에 온라인수업으로 대체된 아이들을 돌봐야 하고, 학생들은 학교와 학원, 놀이시설 등이 폐쇄되어 친구들을 만나지도 여가시간을 즐기지도 못하고 있다.
코로나19는 노인1)들에게도 많은 변화를 강요하였다. 그에 따른 고통은 다른 연령대의 그것과 비교해 적지 않아 보인다.
유엔(U.N.)은 올해 5월 발간한 「코로나19와 노인인권 정책 보고서」(UN Policy Brief COVID-19 and Human Rights of Older Persons)에서 코로나19가 노인들에게 끼칠 영향으로 코로나19와 무관한 치료거부, 보호 및 요양시설에서의 방치와 학대, 빈곤과 실업의 증가, 행복과 정신 건강 악영향, 낙인과 차별을 꼽았다.
이 글에서는 노인을 중심으로 한 최근 코로나19 감염 현황과 코로나19가 우리나라 노인 생활에 끼친 영향과 시사점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0월 4일 기준,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코로나19 확진자 현황을 살펴보면, 총 확진자 24,091명 중 60대의 비중은 15.93%, 70대는 8.04%, 80대 이상은 4.1%로서 다른 연령층에 비해 낮은 편이다.
그러나 최근(8월 16일 이후)에는 고령자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월 15일 이전과 비교하여 8월 16일부터 10월 4일까지 40대 이하의 확진자 비중은 줄어든 반면, 50대 이상은 높아졌다. 특히 60대가 20.6%로 대폭 늘어났다.
해당 연령대의 인구 10만 명당 확진자 발생빈도는 각각 60.46명(60대), 53.73명(70대), 52.02명 (80대 이상)으로서 20대를 제외한 다른 연령층보 다 높은 편에 속한다.
즉, 절대적인 확진자 수는 적지만 다른 연령대에 비해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함을 드러내고 있다.
[표 1] 연령대별 코로나19 확진자 현황(1.3~10.4)
구분 | 연령별확진자 비중 | 인구 10만 명 당 확진자(명) |
||
---|---|---|---|---|
1.3~10.4 | 1.3~8.15 | 8.16~10.4 | ||
계 | 100% | 100% | 100% | 46.47 |
80세 이상 | 4.1% | 4.0% | 4.2% | 52.02 |
70-79세 | 8.0% | 6.6% | 10.5% | 53.73 |
60-69세 | 15.9% | 13.3% | 20.6% | 60.46 |
50-59세 | 18.5% | 17.7% | 19.9% | 51.51 |
40-49세 | 13.4% | 13.5% | 13.1% | 38.41 |
30-39세 | 12.2% | 12.7% | 11.4% | 41.86 |
20-29세 | 19.9% | 24.7% | 11.4% | 70.30 |
10-19세 | 5.5% | 5.6% | 5.3% | 26.74 |
0-9세 | 2.4% | 1.8% | 3.6% | 14.17 |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사망자 비중에서는 60대가 10.69%, 70대가 33.49%, 80대 이상이 49.88%를 차지하여 60대 이상이 93%를 넘었다.
확진자수 중 사망자수를 나타내는 치명률에서는 전 연령 평균은 1.75%이나 80대 이상은 21.26%를 기록하고 있다. 확진자 5명 중 1명이상이 사망하는 것이다.
[표 2] 연령대별 코로나19 치명률(1.3~10.4)
구분 | 사망자 누계(명) | 연령별 사망자 비중 | 치명률(%) |
---|---|---|---|
계 | 421 | 100% | 1.75 |
80세 이상 | 210 | 49.88% | 21.26 |
70-79세 | 141 | 33.49% | 7.28 |
60-69세 | 45 | 10.69% | 1.17 |
50-59세 | 19 | 4.51% | 0.43 |
40-49세 | 4 | 0.95% | 0.12 |
30-39세 | 2 | 0.48% | 0.07 |
0-29세 | - | - | - |
이와 같은 노인층의 높은 치명률은 해외에서도 우려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85세 이상 확진자의 치명률이 20대에 비해 630배 많고, 75~84세는 220배, 65~74세는 90배 높다고 밝히고 있다. 또, 한 연구2)에서는 60세 이상 노인의 코로나19 감염이 자동차 운전보다 50배 이상 치명적이라면서 노인층의 코로나19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나라 노인들은 일자리 및 소득 감소에 대한 걱정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한 조사결과3)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우리나라 노인들은 일상생활의 변화 중 경제활동 중단, 소득감소 등의 경제적 변화(45.7%)를 첫 번째로 꼽았다.
또, 고령층 인구(55~75세) 중 장래 일하기를 원하는 비율이 67.4%4)에 달하는 바, 이는 OECD 노인 빈곤률 1위 국가인 우리나라 노인들에게 일자리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대변해 준다.
같은 자료(각주 4)에서 고령층의 미취업자수가 전년 대비 27만 3천 명이 증가하였는데, 이는 고령층이 많이 근무하는 도소매·음식숙박업과 건설업이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5).
한편, 보건복지부가 시행 중인 노인일자리사업도 코로나19의 타격을 받았다.
노인일자리사업은 65세 이상(일부 유형 6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노인의 특성에 적합한 일자리를 정부에서 보수 등을 지원하여 창출·제공하는 일자리를 말한다. 올해는 74만 개의 일자리를 제공할계획이다. 사업 유형에 따라 다르지만, 참여하는 노인들에게 많게는 월 60시간 근무로 70여만 원의 소득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이후 정부는 2월 27일부터 노인일자리사업 중단을 결정하였고, 이후 5월 6일부터는 실외, 비대면 사업에 한해 지자체의 상황과 판단에 따라 재개할 수 있도록 하였으나, 감염확산을 우려한 일부 지자체의 경우 정부의 권고 기간보다 장기간 중단되기도 하였다.
이에 정부는 저소득 참여노인에 대한 생계 보호 대책의 일환으로 35만 개의 일자리에 대해 향후 근로의무 충족 조건으로 3월분 활동비를 미리 지급하였으나, 이 중 8월 말 기준으로 20%의 일자리는 근로의무가 아직 이행되지 않고 있어 환수될 우려도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노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여가시설이 대폭 줄었다.
2017년, 노인 2,244명을 대상을 조사한 자료6)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층이 가장 많이 찾는 여가시설은 경로당과 노인복지관 등이었다. 동 조사에서 노인 여가시설 이용 노인 중 59.5%가 경로당을, 32.2%가 노인복지관을 이용하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그러나 경로당과 노인복지관이 코로나19 확산으로 휴관과 운영을 반복하고 있다. 1차 대유행기인 2월 말(2.27) 휴관 권고가 내려진 이후 상황이 호전되어 7월 20일부터 지자체 상황에 따라 운영이 재개되었으나 8월 18일부터 다시 휴관이 권고되었다.
이에 따라 9월 18일 현재, 전국의 394개 노인복지관 중 97.5%인 384개 시설이 휴관하여 불과 2.5%에 해당하는 10개 소 만이 운영 중에 있다. 경로당의 운영율도 23.5%에 그치고 있다.
[표 2] 연령대별 코로나19 치명률(1.3~10.4)
(단위 : 개소)
노인복지관 | 경로당 | ||||
---|---|---|---|---|---|
시설수 | 휴관 | 운영 | 시설수 | 휴관 | 운영 |
394 (100%) |
384 (97.5%) |
10 (2.5%) |
67,192 (100%) |
51,404 (76.5%) |
15,788 (23.5%) |
코로나19는 노인돌봄의 공백도 야기시키고 있다.
우리나라 노인돌봄서비스는 운영방식에 따라 요양원 등에 입소한 노인을 돌보는 시설돌봄과 요양보호사나 생활지원사가 돌봄 수혜자(노인)의 거주지를 직접 찾아가는 방문돌봄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되면서 방문돌봄이 전화 등을 통한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되어 효과적인 돌봄에 어려움이 있다.
특히 감염 우려로 돌봄 수혜자들이 요양보호사의 방문을 거부하거나 반대로 요양보호사가 자발적으로 업무를 중단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6월 서울지역 요양보호사 3,45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7)에 따르면, 코로나19 기간 중 일을 중단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26%에 달하였고, 일을 중단한 사유로는 ‘이용자 또는 가족의 요청’이 74%로 가장 높았으며 ‘감염에 대한 우려로 자발적으로 중단’한 비율도 17%였다.
코로나19로 인한 노인들의 소득 및 일자리 걱정, 사회적 고립은 우울감(코로나 블루)도 증대시키고 있다.
서울의 한 자치단체가 노인층 63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로나 블루에 대한 조사8)에서는, 우울척도 11개 문항 평가(16점 이상 우울증 의심)에서 60대 남성(20.6점)과 70대 여성(19.6점)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 전라남도 완도군이 관내 노인 3,982명을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53.8%의 노인들이 우울감 증상을 보였고 그 중 7.5%는 중증의 고위험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9).
상기 조사들이 코로나19 재확산(8월 중순)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재강화 되기 전의 조사인 점을 감안하면 노인들의 코로나 블루 증상은 더 악화되었을 것으로 예측되며,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노인들의 우울감 증가가 치매 확대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상과 같이 살펴본, 코로나19시기 우리나라 노인들이 겪고 있는 일자리, 여가시설 부재, 돌봄 공백, 우울감 확대 등의 문제에 대한 시사점은 아래와 같다.
먼저, 최근 고령층의 코로나 확진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점과 높은 치명률을 감안하여 노인층 스스로 감염방지를 위한 방역당국의 예방 조치에 적극 협조하고 실천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 정부와 지자체는 노인층, 특히 저소득 노인들의 소득 및 일자리 현황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 또, 노인일자리사업 목표 74만 개 달성을 위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사업계획 변경(비대면, 실외로 전환)을 독려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양질의 민간부문 노인일자리 발굴을 위해서도 노력할 필요가 있다.
셋째, 최근 노인층 집단감염의 주요 통로가 되고 있는 방문판매업체, 종교활동 참여가 경로당 등 노인여가시설의 부재와 관련이 있다는 지적10)이 있다. 짝홀수제 운영 등 학교 등교 방식을 참고하여 노인 여가시설 운영 확대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넷째, 노인과 요양보호사 모두 감염의 우려로 인해 노인돌봄 공백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요양보호사 등 에 대한 선제적 감염 검사 등 감염 불안 불식을 위한 적극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요양보호사 처우 개선과 커뮤니티 케어11) 정책이 조속히 정착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노인층의 코로나 블루 억제를 위한 선제적인 심리 검사와 반려식물 지원 등의 여러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노인들의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다양한 지원과 함께 자녀들의 노인층 부모에 대한 관심과 지원도 절실하다.
출처: 국회입법조사처 이슈와 논점 제1761호